12월 28일 수요일 맑음
육아일기를 열정적으로 한참 재밌게 썼었는데 요 며칠은 의무감으로 겨우 써 내려간다.
나중에 이 시간이 지나고 났을 때 유일하게 남길 수 있는 내 일인 것 같아서 남긴다.
오늘은 빵글이가 8시쯤 평소보다 조금 늦게 일어나 준 덕분에 깼을 때 얼릉 데리러 갔다. 30분 늦었을 뿐인데 그래도 잘 일어나 졌다.
일어나서 기저귀를 갈아주는데 모닝응가가 반겨준다.
시원하게따 우리 빵글이.
기저귀를 갈고 첫수를 한다. 이제 160에 적응한 것 같아서 낮시간에 먹는 양을 늘려보려고 계속 180을 줬더니 오늘은 계속 160도 못 먹네.
오늘도 띄엄띄엄 토끼잠을 잔다.
오늘은 낮잠을 재울 때 처음 수면교육을 시작하던 때가 떠올랐다.
아 맞아 처음에 이렇게 울었었지.
수면교육을 잘 따라와 줘서 일찍이 잘 잤던 빵글이라 그새 어떻게 잠투정을 했었는지 잊어버리고 있었다.
그래도 예전만큼 오래 울고 하진 않지만 그때처럼 잠들기를 힘들어한다. 오랜만에 중간에 안아주고 달래주고 했다.
오늘도 위층 사촌언니가 놀러 와줬다.
점심도 못 먹고 있었는데 햄버거도 사 와줘서 너무 고맙다.
한두 시간 정도지만 말동무도 되고 빵글이도 나랑 둘이서만 있다가 고모랑 언니가 오니 두리번거리며 짜증 내지 않고 제법 잘 놀아줬다.
특히 마지막 낮잠 때는 하품은 계속하면서 절대 못 잔다.
한참 수면교육 했을 때도 마지막 낮잠을 거의 못 잤었다.
그렇게 힘들게 재웠었는데 까맣게 잊어버렸었다니...
불과 한두 달 전 일인데 아주 오래된 일 같기도 하다.
떼쓰고 안아줘도 계속 우는 빵글이.
이렇게 안아주고 있는데 오빠가 저녁을 먹고 와도 되냐고 카톡이 온다. 안된다고 하면 그냥 오긴 할까?
집에 와도 빵글이는 잘 테도 오빠 기준에 해야 할 집안일도 없으니 본인 할 일을 할 것이다. 그럼 일찍 오나 늦게 오나 나에게 영향이 없다.
맘대로 하라고 하고 우는 빵글이를 안고 달래면서 나도 같이 눈물이 난다.😭
겨우 막수를 하고 기저귀를 갈고 재웠다.
그래도 밤잠은 바로 잠들어줘서 다행이다.
이 와중에 오빠는 술 마셨다고 카톡이 왔네. 그래 좋겠다.
할 말이 너무 많지만 그건 적지 않아야겠다.
저녁도 안 먹었는데 배도 안 고프고 먹고 싶은 기분도 아니다.
다 내팽개치도 싶지만 마음을 다잡고 어질러진 거실 정리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빵글이 맘마존을 정리한다.
나는 안 먹어도 새벽에 우리 빵글이 밥은 줘야지.
어서 이 우울감이 가시는 날이 오면 좋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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